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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나라냐'는 불평만 말고 국민이 나서야
선진사회 만들기
기사입력: 2019/04/19 [18:22]  최종편집: ⓒ TOP시사뉴스
서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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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나라냐’는 불평만 말고 국민이 나서야

 

▲     © 국민불평 시위잦아

 

  총체적 난국은 온갖 문제가 얽히고설켜 있는데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경우를 일컫는다. 실업자가 늘어나고 소비와 투자와 수출이 감소하고 경기가 나빠진다고 해서 총체적 난국이라고 하는 게 아니다. 모든 게 나빠지고 있는데도 좋아지고 있다거나 엉뚱한 처방을 하며 해법을 찾지 못하면 그게 총체적 난국이다. 예컨대 전투에서 보급로가 끊기고 후방이 위험하거나 이미 무너졌는데 지휘관마저 제정신이 아닌 경우에 해당된다. 

  
안보불안도 현재진행형이다. 꿩은 위험한 상황을 맞으면 도망가서 몸 전체를 숨기지 않고 제 머리만 숨긴다. 제 눈에 적이 안 보이니까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잡아먹히기 꼭 알맞은 행태다. 위험한 상황에 눈감고 적의 선심에 기대하며 평화를 노래하면 평화가 오는 그런 역사적 사례는 없다. 

  
국민은 인사청문회를 통해 정치인과 공직자의 도덕성과 인성과 준법정신이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 턱없이 모자란다는 걸 확인한다. 그들의 불법·탈법·편법 사례를 보는 국민에게 누가 법을 지키고 시민의식을 가지라고 요구할 수 있겠는가. 

  
적폐는 청산돼야 하지만 과거 탓하고 적대세력을 다스리기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 ‘요주의자 명단’을 두고 과거정권의 것은 ‘블랙’리스트이고 불법이며 현 정권의 것은 ‘체크’리스트이고 합법이라고 한다. 이런 게 바로 ‘내로남불’이다. 상해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 임정 초대 대통령이자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보이지 않는다. 그를 적폐세력으로 치부해서인가. 치졸하기 그지없다.

  
정부가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하며 ‘24조원 사업들’을 밀어붙이겠다고 하자 야당 때 반대하던 현 여권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환영한다. 경제적 타당성을 따지지 않겠다면 세금을 허투루 써도 표만 챙기면 된다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과거와 같은 중·대형 SOC사업은 안 하겠다고 선언한 정부는 내년부터 3년 간 예산 48조원을 투입, 전국에 체육관·도서관·어린이집·노인요양시설 등을 짓겠다고 한다. 내년 총선과 2022년 대선을 겨냥하고 예산으로 표몰이 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올 2학기부터 고교3년생에게 무상교육을 실시하려는 것도 그렇다. 

  
세금낭비 구멍은 멀쩡한 4대강 보(洑)를 부수려는 것에서도 나타난다. 물 관리와 수질개선 효과를 무시하면서 녹조를 들먹이는 것도 과학적으로 증명되지도 않은 주장일 뿐이다. 큰돈 들여 건설한 보를 그 가치를 모르면서 큰돈 들여 부수겠다는 게 세금낭비 아니고 무엇인가. 홍수와 심한 가뭄을 당해야 보의 기치를 안다면 버스 지나간 뒤 손들기다. 

  
지난 3월의 일자리는 전년 동월 대비 25만 명(공공부문 17만 8000명+민간부문 7만 2000명) 늘었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어둡다. 30~40대 취업자와 산업의 허리 제조업 취업자는 각각 25만 명, 10만 8000명 감소했다. 그런 반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34만 6000 명, 농림어업 취업자는 8만 명 늘어났다. 노인 일자리는 하루 2~3시간 일하는, 세금으로 만든 알바 일자리다. 무보수 귀촌자를 농림어업 취업자로 잡은 것도 일자리 부풀기다. 

  
소득주도성장정책에 대해 문대통령은 "세계적으로 족보가 있는 얘기“라고 언급했다. 족보가 있든 없든 그 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하면 족보를 따지는 게 부질없는 일이다. 높은 임금과 낮은 생산성, 노사갈등 때문에 기업은 활력을 잃고 자동차를 비롯한 모든 산업은 시름을 앓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이 미국의 59%, 독일의 63%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의 생산성수준이 이런데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를 붙들고 씨름했다. 세금 낼 곳과 사람은 줄어드는데 재정파탄으로 가는 복지확대정책은 펼쳐진다. 

  
경제와 안보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걱정하며 나라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며 ‘이게 나라냐’고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렇게 불평만 한다고 뭐가 달라지나. 갈길 잃고 헤매는 나라, 국민이 나서서 바로 잡아야한다. 
  

▲     류동길


     

필자소개

 

   류동길 yoodk99@hanmail.net )

    숭실대 명예교수
    
남해포럼 공동대표
 
   (전)숭실대 경상대학장, 중소기업대학원장
 
   (전)한국경제학회부회장, 경제학교육위원회 위원장
 
   (전)지경부, 지역경제활성화포럼 위원장
    
 
  저  서

    경제는 정치인이 잠자는 밤에 성장한다, 숭실대학교출판부, 2012.02.01
    
경제는 마라톤이다, 한국경제신문사, 2003.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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