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존재 이유
초등학교에 다닐 때 국가의 구성요소와 함께 국민의 3대 의무를 배웠다. 납세의 의무, 교육의 의무, 그리고 국방의 의무다. 6·25 전란을 겪고 나이가 들어 가면서 ‘국가의 의미’나 ‘국가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역사상 뛰어난 석학들이 국가의 의미에 대하여 표현한 말이 많이 있지만 대표적인 것 두 가지만 예로 들어 보겠다. 독일의 시성(詩聖) 괴테는 “개인을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는 국가다”라고 하였고, 프랑스의 유명한 사상가 볼테르는 “숭고한 사람들에게는 국가만큼 소중한 것이 없다. 국가는 우리가 마음놓고 살 수 있는 터전이요, 생활의 바탕이며, 방패가 되기 때문이다”라고 설파하였다.
세계적 석학들의 철학을 정리하여 보면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국가의 존재 이유는 무엇보다도 ‘국민의 보호’에 있다. 여기에서 보호라는 말은 안보적 보호, 경제적 보호, 재난으로부터의 보호, 사회정의 차원의 보호 등 총체적인 보호를 의미하지만 그중에서도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국가의 존재 이유다.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여 주지 못한다면 국가가 무엇 때문에 존재하여야 하는가!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업무 수행 도중 실종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이 북한 해역으로 넘어가 표류하다 북한군에 의하여 사살되었다. 물에 빠진 사람을 보면 우선 물에서 건져서 살리고 보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북한군은 바다를 오랫동안 표류하며 기진맥진한 사람을 구조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바다에 방치한 채 몇 시간을 끌고 다니다 끝내 총격으로 사살하고 말았다.
사람을 살려 놓고 표류하게 된 연유를 조사해도 충분하거늘 모질게 죽여 버린 것은 천인공노할 짓이다. 더구나 우리 국민의 시신을 불에 태워 참혹하게 훼손한 정황까지도 드러났다. 그런데도 북한의 이러한 만행을 변명하거나 두둔하기에 급급한 이 나라 정부와 여당이 하는 꼴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개탄이 아니라 비명이 나올 지경이다. 사건의 본질인 북한의 반인륜적 폭거는 애써 못 본 체하고 실종된 국민을 엉뚱하게 월북자로 몰아 논점을 흐리는 저들의 야비함에는 치가 떨린다.
실종된 국민이 북한 해역에서 발견되었다는 보고 이후 북한군에 의해 사살되기까지 무려 14시간 동안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책임을 지고 있는 이 나라의 대통령이란 자는 도대체 무엇을 했단 말인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겠다는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인 피살자의 아들이 문 대통령에게 “대통령님, 아빠가 북한군에 의하여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었을 했는가요? 대통령님 자녀라도 이렇게 했을까요?”라는 피 끓는 공개편지를 보냈으나 문 대통령은 자기도 마음이 아프다는 형식적인 위로와 함께 “해경 조사를 기다려 보자”는 하나마나한 답변을 보냈을 뿐이다.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 주지 않는다면 국가는 무었을 위해 존재하는가! 국민을 보호할 의지가 없는 국가에 분노하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국민이라고 할 수 없다. 문재인 정권은 국민의 보호에 관심이 없다. 한마디로 국가의 존재 이유를 내팽개친 정권이다. 우리는 우리의 생명을 보호해 달라고 어디에 호소해야 한단 말인가. 유엔평화유지군이라도 들어와야 한단 말인가? 그게 아니라면 국민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불의한 정권에 전 국민적으로 항거한 자랑스러운 역사를 오늘날 욕되게 해선 안 된다.
▲ 지난 10일 야간에 거행한 열병식 때의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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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민계식 ( minksdr@gmail.com )
사단법인 선진사회만들기연대 이사장
(전)현대중공업 대표이사 회장
(전)한국과학기술원(KAIST) 초빙교수
한국 경영대상 수상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인상 수상
최우수 기업가상 수상
대한민국 과학기술 유공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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