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정경협력 강화와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두 정상은 박 대통령이 제안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러시아가 강조하는 ‘신동방정책’이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고, 둘이 잘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인식도 같이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지난달 박 대통령이 제안한 경제·외교 구상이다. 유라시아 역내 국가 간 경제협력을 넓히고, 철도·가스관·전력망을 연결하자는 방안이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러시아 극동 하산과 북한 나진 사이 54㎞ 철로 개보수와 나진항 현대화 공사다. 우리 측에서 코레일·포스코·현대상선 등 3사 컨소시엄이 북·러 합작회사의 러시아 측 지분 중 절반을 인수하며 참여하는 방식이다. 나진항은 동북아시아의 화물을 유럽으로 보낼 수 있는 위치에 있지만 북한은 나진항 1번 부두 운영은 중국에, 3번 부두는 러시아에 넘겼다. 독자적으로 항구를 개발하고 운영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이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참여해 나진항 개발이 확대되면 하산을 거쳐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통해 유럽으로 연결되는 물류 길이 열린다. 북핵 불용의 공감대를 확인한 점도 돋보인다. 두 정상은 일본 극우화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고무적이다. 양국이 함께 밝은 미래를 일굴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정상외교의 큰 성과다. 러시아도 미국이나 중국 못지않게 중요하다. 러시아가 가지고 있는 무궁무진한 잠재력 때문이다. 러시아는 한반도 주변 군사 강대국의 하나로서 한때는 북한과 안보 동맹을 맺었던 사이다. 그래서 푸틴 대통령이 평양과 마주한 서울에서 북한 핵·미사일에 단호히 반대하는 입장을 내놓은 것은 더 의미가 있다. 북한은 미·중·러가 우리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경제와 핵개발이라는 병진정책이 무모하다는 것도 잊으면 안 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불용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한ㆍ러 간 문화ㆍ인적 교류도 확대하기로 했다. 관광과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한 양국 방문객에게 60일 이내 비자를 면제하기로 했다. 북극항로 개척을 위해 우리 선박이 러시아 영해나 대륙붕에서 운항할 수 있고, 항구도 이용하도록 했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한·러 최고위급 및 고위급 정치·안보 대화를 강화하고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러시아연방 안보회의 간 정례대화 등 관련 협의체를 더욱 활성화하기로 했다”고 했다.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긴장 완화에도 도움이 될 합의다.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열매를 키워가는 분발과 추진력이 요구된다. 서성훈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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