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 과연 나라를 이끌어 갈 수 있을까?
자유 우파는 최근 종북 좌파와 두 번 싸워 두 번 다 이겼다. 그 첫 번째인 3·9 대선 승리는 천우신조라 해야 할 것이다. 좌파는 30여년간 곳곳에 구축해 놓은 세력에 ‘부정 선거’란 불법 병기까지 갖춘지라 사람의 힘만으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었다. 새 지도자가 나타난 것부터 하늘의 뜻이라 해야 할 것이며, 당 내부의 훼방을 무릅쓰고 후보 단일화를 마지막 순간에 이룬 것은 참으로 신의 한 수였다. 그 결과, 민심이 폭발하고 좌파의 부정 선거 전략이 물거품이 되면서 승리를 챙길 수 있었이다. ‘혹시라도 졌다면?’ 하고 생각하면 가슴이 서늘해진다. 마음이 편해져서인지 정권이 바뀐 지 불과 1개월 남짓인데도 마치 몇 년이 지난 듯하다.
2차전은 6·1 지방선거였다. 낙승이 예상되긴 했으나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그러나 옥의 티랄까 아쉬움도 남겼다. 제갈량이 다 잡았던 사마의를 급작스러운 소나기로 놓친 호로곡전투처럼 적장을, 그것도 둘씩이나 살려 보낸 것이다. 그들은 반드시 전열을 수습한 뒤 다시 쳐들어올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들은 졌지만 잘 싸웠다고들 한다. 그들의 세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국회는 물론이고 온갖 권력 기관과 언론, 심지어 연예계까지 심어 놓은 추종자들이 알게 모르게 활약하며 난공불락의 근거지를 갖췄다. 이번에 깔끔하게 끝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화근은 역시 당 지도부였다. 도대체 경기도 같은 핵심 지역에 수긍하기 어려운 후보를 내세우고는 후보 단일화까지 훼방했다니 도대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계양 지구에서는 대권 발치까지 다가갔던 백전노장에 어찌 송양공처럼 어질기만 한 지역 토착 인재를 맞붙여 희생시켰단 말인가. 이처럼 지도부가 이적행위만 일삼는 정당이 어찌 민심을 얻어 나라를 이끌어 갈 수 있겠는가. 이제 선거가 끝났으니 당을 혁신한다는 말은 더욱 해괴하다. 누가 누구를 혁신한다는 말인가? 혁신하겠다는 사람들이나 그 대상자들이나 그 나물에 그 밥이니 무엇을 어떻게 한다는 말인가? 국민의 마음은 이미 멀리 가 있다는 사실부터 알아야 한다.
근본적인 원인은 다른 데에 있다. 여야 할 것 없이 여의도는 금배지들이 벌이는 거대한 투기장일 뿐 국가도 국민도 잊어버린 지 오래다. 한 번 금배지의 마력에 중독되면 백약이 무효인 모양이다. 그 귀중한 금배지를 대거 강탈당하고도 혹시라도 다음 선거판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될까 봐 부정 선거라는 말 한마디 못하는 것을 보면 사태는 여간 심각한 것이 아니다. 처방이 있다면 금배지의 중독성을 90% 정도 줄이는 것이리라. 이 처방을 중독자들에게 맡길 수는 없고, 감염되지 않은 새 정부의 새 인물들이 나서야 한다. 이들의 성정으로 미뤄볼 때 기대해 볼 만하며, 또 반드시 이뤄 주기를 촉구한다. 지금 이대로라면 2년 뒤 총선, 4년 뒤 지방선거, 5년 뒤 대선을 이기기 어려울 것이다.
이보다 더 급한 문제가 있다. 바로 교육감선거다. 많은 국민이 후보들의 성향과 공약에 대해 전연 알지 못한 채 투표하는 게 현실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판에 덕을 보는 것은 전교조가 미는 좌파 후보들이다. 결국 자유 우파 성향의 후보들은 서로 좌충우돌하다가 패배하기 일쑤다. 우리들의 자녀가 이대로 좌파 교육을 받도록 내버려두어야 한단 말인가? 자신들의 금배지와 상관없다고 외면하고 있는 정치 지도자들은 과연 나라를 이끌어 가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는가?
이번에는 궁여지책으로 전국학부모단체연합이라는 임의 단체가 나서서 선거구마다 ‘학부모가 지지하는 후보’를 추천했다. 그러나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해 이런 움직임이 널리 알려지지 못한 것 같다. 이와 별도로 한 우파 유튜브방송이 각 지역에서 우파 성향 후보자를 물색해 인터뷰하고 이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래 봐야 구독자가 100만도 안 되는 방송이니 얼마나 효과를 보았겠는가.
그러나 이들의 방향은 옳았다. 즉 지역별로 시민단체가 연합하고 자유 우파 유튜브방송이 힘을 합쳐 지원하면 이길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이보다 더 바람직한 방법은 정치권이 나서서 불합리한 교육감 선거제도를 근본적으로 고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정당은 나라를 이끌 능력은 고사하고 그럴 의지도 없음을 국민에게 공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필자소개
신부용 (shinbuyong@kaist.ac.kr)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 운영이사
필자는 서울공대 토목공학과를 나와 캐나다 토론토 대학에서 교통공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유치과학자로 귀국하여 한국과학기술원(KIST)에서 교통연구부를 창설하고 이를
교통개발연구원으로 발전시켜 부원장과 원장직을 역임하며 기틀을 잡았습니다.
퇴임후에는 (주)교통환경연구원을 설립하여 운영하였고 KAIST에서 교통공학을 강의하는 한편
한글공학분야를 개척하여 IT 융합연구소 겸직교수로서 한글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