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파업에 참여하는 의사 선생님들께
전공의 선생님들과 의과대학 학생들께, 파업 등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본업에 조속히 복귀해 주기를 부탁드립니다. 국민들이 크게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전공의 선생님들은 의사 면허를 받은 분들이고, 의과대학 학생들은 대부분 곧 의사가 되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의사에 포함하여 말씀 드리겠습니다.
의사는 우리 사회에서 존경받는 특별한 직종입니다. 70대 80대 어르신네들도 여러분 앞에 서면 공손하게 ‘선생님!’ 합니다. 물론 업무수행과정에서 특별한 직업상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개별적인 근무여건에 불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을 넘어서 여러분은 의사로서 특별한 가치와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우리 사회의 ‘선생님’들입니다.
여러분이 ‘선생님’인 이유는 많습니다. 의사들은 의사들의 총의(대한의사협회)로 의사윤리지침을 정하고, 국민들 앞에 의사의 사명과 본분을 천명하였습니다. “의사는 고귀한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보전하고 증진하는 숭고한 사명의 수행을 삶의 본분으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모든 의학지식과 기술을 인류의 복리증진을 위하여 사용하여야 한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이런 숭고한 사명 때문에 여러분들은 ‘선생님’입니다. 일반 직업인이 아닙니다. 우리는 ‘의사’하면, 히포크라테스를 연상합니다. 숭고한 히포크라테스 선서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의대에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대학 수능시험 상위 학생들이 전국의 모든 의대 정원을 채우고 난 다음에 차례로 다른 대학으로 진학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미래 교육의 큰 문제이기는 합니다만, 어쨌든 우리나라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의사가 되고, 의사가 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도 여러분들은 ‘선생님’이 되기에 충분한 분들입니다. 우리 사회의 희망입니다.
우리 사회의 ‘선생님’인 여러분들은 사회적 지도자들이며 사회의 모범이 되는 계층입니다. 그래서 사회에 좀 더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입니다. 그런데 선생님들의 이번 집단행동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요즈음 우리 사회가 양극화되어 갈등이 심화되고 끊임없는 집단행동 때문에 걱정인데, 의사 선생님들까지 이렇게 집단행동을 하게 되어 우리 사회의 마지막 보루가 무너지는 것 같아 참으로 참담합니다. 이번 집단행동은 많은 문제점이 있습니다. 환자들의 생명을 볼모로 삼았고, 집단 이기적이고, 불법적이었습니다. 집회를 하면서 의사로서의 품위에 맞지 않는 막말을 쏟아낸 사람도 있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으로서 벗어나는 행동입니다.
여러분은 무엇이 두렵습니까? 여러분은 어떤 어려움이나 치열한 경쟁에서도 승리할 수 있는 우수한 인재들입니다. 의사 수가 늘어나는 것이 무엇이 문제입니까? 인구 1천 명당 OECD 국가들의 평균 의사 수는 3.7명인데 우리나라는 2.6명이라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 지방 특히 농어촌에는 의사가 태부족입니다. 의대 정원은 30년 전과 같습니다. 인구가 늘고, 고령화가 급진전 되면서 의료수요가 크게 증가되었습니다. 의사 증원이 절실합니다. 그래서 4년 전, 지난 정부에서는 1년에 400명 씩 10년간 4천 명을 증원하는 계획을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의 반대로 논의조차 좌절되었습니다.
어떤 분야든지 경쟁이 치열해야 발전합니다. 예를 들어, 요즈음 트로트 가수들의 공개경쟁이 계속되면서 당사자들은 힘들지만, 가수들의 실력이 급속도로 향상되고, 시장이 넓어지고, 트로트가 멋진 장르로 확립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K-팝의 발전과 확산에도 도움을 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의료는 암 수술이나 성형외과 등 몇 분야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과감한 개방과 혁신이 이루어진다면, K-의료가 세계 1,2위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사회의 엘리트는 사안이 충돌할 때, 더 높은 가치를 지향해야 합니다. 의사는 전쟁에서 아군과 적군의 경계를 넘어 대접을 받습니다. 숭고한 역할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개인이나 집단이익을 추구하기 보다는 주변의 불쌍한 환자들이나 공동체의 이익에 더 깊은 관심을 쏟아야 합니다. 우리 사회는 의사가 더 많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각 대학에서도 교육하는 학생 수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규모가 커져야 효율적이라고 합니다. 우리 사회의 ‘선생님’인 여러분들이 히포크라테스의 정신을 실천해 주시기 바랍니다. 세계를 바라보고, 국민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나라 의료계에 더 큰 발전의 도약점이 되기를 염원합니다.
이 글은 장태평 선사연공동대표님께서 (24.02.26) 중소기업투데이 에 올리신 칼럼 입니다
장 태 평 (taepyong@gmail.com)
대통령 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
(전) 사단법인 선진사회만들기연대 공동대표
(사) 한글플래닛 이사장, (재)더푸른미래재단 이사장, 강남대학교 석좌교수
(전) 한국마사회 회장
(전) 제58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전) 기획재정부 정책홍보관리실장,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
(전) 농림부 농업정책국장, 농업구조정책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