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14일 재개된 고위급 접촉에서 당초 계획에 따라 오는 20~25일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또 상호 비방·중상을 중지하기로 했다. 북한이 지난 12일 접촉에서 키 리졸브 등 한미합동군사연습과 겹치는 기간에는 이산가족 상봉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정부는 “하루든 이틀이든 이산가족 상봉과 한미합동군사연습의 연계는 안 된다”며 버텨 결국 원칙을 관철시켰다. 김 차장은 또 “남과 북은 상호 이해와 신뢰를 증진시키기 위해 상대방에 대한 비방과 중상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호 비방 중상 중지는 북측의 국방위 '중대제안'의 주요 내용으로, 지난 12일 접촉 때는 양측의 입장 차만 확인했었다. 당시 북측은 ‘최고존엄’에 대한 비방·중상이라며 우리 언론 보도를 문제 삼았고, 이에 우리 대표단은 “우리 언론에 대한 정부의 통제란 있을 수 없는 일임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김 차장은 “이번 접촉을 통해 ‘신뢰에 기초한 남북관계 발전’의 첫 걸음을 내딛게 된 것을 의미있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남북이 이산가족 상봉 방침을 확정함에 따라 상봉 준비를 위한 선발대 15명이 15일 금강산에 들어간다. 정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남북 고위급 접촉 결과를 평가하고, 합의사항에 대한 후속조치를 논의할 계획이다. 한편 북한도 이날 접촉 후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는 내용을 ‘중요소식’으로 곧바로 보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접촉에서 쌍방은 북남관계를 개선해 민족적 단합과 평화번영, 자주통일의 새 전기를 열어나갈 의지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재봉 기자(kme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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