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일본 초등학교 5, 6학년생은 일제히 “일본의 고유 영토인 독도를 한국이 불법 점거했다”고 배운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4일 오전 교과용 도서 검정조사심의회를 열어 '일본 고유의 영토인 독도를 한국이 불법으로 점령(점거)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초등학교 5·6학년 사회 교과서 4종을 전부 합격 처리했다. 외무성은 이날 ‘독도는 역사적 사실과 국제법상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주장을 담은 외교청서를 발표했다. 새 교과서 모두 독도 기술뿐 아니라 독도를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명칭)라고 표기한 지도를 게재했다. 한·일 양국 국경선마저 독도의 왼쪽에 그어 독도를 일본 영토인 것으로 표현했다. 일본의 ‘부끄러운 과거’는 외면했다. 전시 여성의 인권 문제인 일본군 위안부는 ‘성(性) 문제’라는 이유로 2010년에 이어 이번에도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일본 제국주의의 신호탄이었던 청일·러일 전쟁은 “구미 국가에 일본의 힘을 인정하게 해 구미의 지배로 고통받는 아시아 국가에 용기를 줬다”고 미화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월 개정한 중·고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이어 이번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예외 없이 독도를 자국 영토로 기술하도록 강제했다. 이로써 아베 신조 총리의 집권 이후 부끄러운 과거사는 외면하고 일본의 국가적 야욕과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내용을 강화하는 아베의 ‘영토·역사 교육’ 노선이 뿌리를 내렸다. 한·일 양국은 냉랭하면서도 불편한 관계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달 26일(한국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네덜란드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대면했지만 ‘현상 변화’는 없었다. 독도가 한국 영토라는 건 불변인 만큼 이 문제는 단호하면서도 의연하게 대처한다는 태도다. 정부는 이날 일본 초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와 외교청서 발표에 항의하기 위해 오후 3시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엄중히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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