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국가정보원 직원의 댓글 사건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발언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즉각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면 공개와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섰고, 민주당은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부터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6월 임시국회가 국가정보원 직원 댓글 의혹 관련 국정조사를 둘러싼 여야 간 정쟁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산적한 민생법안과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법안을 처리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졌다. 새누리당 소속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 등 국회의원 5명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NLL을 포기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 사실이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봤다는 그 문건은 정상회담의 원본이 아니고 내용을 왜곡하고 훼손한 것”라고 주장한다. 국정원 댓글 사건을 물타기 하기 위해 새누리당과 국정원이 야합했다며 공세를 취하고 있다. 여야가 진흙탕 싸움을 벌인다면 국민의 정치 혐오감만 짙어질 것이다. 여당이 공개한 노 전 대통령의 발언록은 문제되는 내용이 적지 않다. 그 가운데 “NLL은 영토, 헌법문제가 아니다”, “북이 핵을 갖는 것은 방어용”이라는 발언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한 말로 믿고 싶지 않을 정도다. NLL은 연평해전 등을 통해 국민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온 생명선이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영토 수호를 최선의 임무로 하는 대통령이 이를 포기하려 했었다는 사실은 유감이다. 논란이 길어지면 국론은 분열되고 국가적으로 큰 손실을 가져오게 된다. 국정원의 선거 개입이나 노 전 대통령의 NLL 발언 등은 국기를 흔들 수 있는 메가톤급 사안이다. 두 사안 모두 사실관계와 책임소재를 엄중히 가려 바로잡을 것은 바로잡고 교훈으로 새길 것은 새기는 게 올바른 해법일 것이다. 여야는 이미 약속한 대로 국정원 국정조사를 통해 위상을 바로 세우기 위한 개혁에 힘써야 한다. 또 노 전 대통령의 NLL 대화록 원문 등을 공개해 의혹을 씻어내야 우리 사회의 좌우 이념대결과 분열을 막고 통합으로 갈 수 있다. 검찰수사에서 국정원과 경찰의 대선 개입 사실이 드러난 만큼 여야는 수사결과를 인정하고 법원의 판단을 지켜보면 된다. 의혹을 부풀리며 정쟁수단으로 삼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선거개입 의혹이 있는 만큼 건설적인 국정조사를 통해 국정원이 국가안보에 전념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국정원의 선거 개입 문제와 NLL 대화록 논란은 별개다. 관련법은 국회 3분의 2가 요청하면 공개하도록 돼 있다. 정상회담 대화록이기는 하지만 공개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정쟁의 씨앗이 된다. 6월 국회는 민생 법안 처리에 치중하기로 했다. 여야의 소모적 정치공방에 민생이 파묻히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당초 계획대로 민생 법안을 서둘러 처리하고 국민 앞에 약속한 경제 살리기와 정치쇄신법 등을 합의하고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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