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사설/칼럼
사설
개성공단 재개 합의, ‘재발 방지’ 약속 꼭 받아야
기사입력: 2013/07/18 [17:33]  최종편집: ⓒ TOP시사뉴스
나라&독도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남북한은 지난 7일 당국 간 실무회담에서 10일부터 입주기업 관계자들이 공장 설비를 점검· 정비하고 완제품과 원자재를 반출하도록 하기로 합의했다. 북한이 4월 3일 일방적으로 통행을 차단한 이후 95일 만에 정상화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누구보다 회담 결과를 가슴 졸이며 지켜봤을 공단 입주기업들에게 다행스러운 일이다. 10일의 후속회담에서 남북이 보다 구체적이고 진전된 성과를 거두어 긴장 완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이번 합의가 개성공단의 전면 재가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쪽은 가동중단에 따른 피해에 대한 북쪽의 책임과 재발 방지 보장을 강하게 요구했으나, 북쪽은 군사훈련 등 우리 쪽의 책임을 거론하며 이를 완강하게 거부했다고 한다. 전면 재가동 여부는 가동중단 재발 방지를 위한 북한의 진정성 있는 대책이 제시되느냐에 달려 있다.

재발방지는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고위급 차원의 결정이 필요한 데다 북한의 주권이 미치는 지역이라는 한계 속에서 어떤 장치를 도입할지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고, 재발방지책의 수준에 대한 이견도 있을 수 있다. 충분히 협의할 시간이 필요하다. 10일 회담에서 담판을 짓는다는 조급한 생각보다 단계적 접근법을 취하는 것도 협상을 쉽게 풀어 가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개성공단은 북한의 중단 조치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개성공단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북한은 우리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선 개성공단 정상화도,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는 일도 요원할 수밖에 없다. 북은 어물쩍 넘기려 들 일이 아니다. 어떤 수준이든 유감 표명도 해야 하고 재발방지 방안도 내놓아야 한다.

북한은 2004년 개성공단 본격 가동 이후 정치적 군사적인 이유로 출입을 차단했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공단을 폐쇄하는 일이 없도록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보장 받아야 한다. 개성공단이 중단된 원인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분명히 하고, 북측 당국에 책임 있는 해명과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 정치적 상황에 따라 공단 운영이 파행을 겪는 사태가 또다시 발생한다면 개성공단 정상화는 의미가 없다.

개성공단의 조기 정상화에는 남북 간에 이견이 없다. 우리 정부는 남북대화와 교류를 넓혀나가는 유연성을 발휘해야한다. 그동안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피해가 컸던 만큼 이에 대한 충분한 지원 절차를 조속히 진행, 하루빨리 공장 재가동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1차 회담처럼 서로 존중하고 조금씩 양보하는 자세를 견지한다면 난관을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북한 측 통행 제한과 공단 폐쇄 같은 일방적인 조치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대책이다. 남북의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는 상호 신뢰 회복과 한반도 평화 정착으로 이어져야 한다. 구체적 방안은 논란이 예상되지만, 결국 어떤 조치보다 북의 진실한 의지가 문제다. 따라서 문서로 된 분명한 ‘재발 방지’ 약속은 반드시 받아야 한다.

 

ⓒ TOP시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