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 세종대왕 즉위 600주년이 되는 해이며, 다양한 기념사업이 준비되고 있다. 이에 세종대왕이 앓았던 병 중 가장 힘들게 했을 당뇨병과 합병증세들을 살펴보았다.
운동을 싫어하고 육식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비만해진 세종은 결국 당뇨병까지 형성되었을 것이다. 책 잃기를 좋아하고 국정 운영을 위한 문무백관들과의 회의에서도 장시간 앉아있다 보면 허리와 다리에 통증이 발생하고,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과도한 업무 스케쥴로 기인한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는 식욕으로 풀기도 하였을 것이다.
정확한 기전이 아직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비만이 당뇨의 주요 원인임을 무시할 수는 없다. 당뇨병 환자의 50% 이상이 비만이라는 조건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비만한 신체 상태에서는 체내 인슐린 호르몬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비만이 오래 지속되면 될수록 필요한 인슐린을 충분히 공급할 수 없게 되어 당뇨병이 발생되는 것이다.
당뇨병은 혈액 속에 혈당이 높아져서 소변으로 당분이 배출된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형성된 포도당이 혈액에서 세포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의 역할이 필요하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생산되는데, 인슐린 분비 혹은 그 기능의 이상이 발생하면 포도당이 세포 내로 이동하지 못하고 결국에는 혈액 속에 과잉되게 된다.
혈액 속 당수치가 정상 기준보다 높아지면 여러 가지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다. 말초신경과 주요 인체장기들이 망가지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조직이 신장(콩팥), 말초신경, 시신경 등이다. 따라서 당뇨합병증으로 인하여 당뇨병성 망막증(DM retinopathy)이, 그리고 당뇨병성 신장질환(DM nephropathy)과 당뇨병성 신경병증(DM neuropathy)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당뇨병성 망막증(DM retinopathy)
당뇨가 오래되면 앞을 잘 못 보는 분들이 많다. 원인은 당뇨병성 망막증 때문이다. 이 질환은 당뇨병으로 인해 미세혈관이 망가지는 것으로, 그 과정에서 망막에 원활한 혈액공급이 차단되고 부으면서 심한 시력손상이나 실명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장기간 당뇨를 앓게 되면 망막증은 더욱 악화된다.
초기에는 환자가 통증이나 자각증이 없는 상태로 방치되다가 어느 순간부터 시력저하나 눈부심, 눈에 파리가 떠다니는 것 같다는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성인당뇨의 경우, 유병기간이 15년 이상 되면 약 45%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세종실록에는 세종의 왼쪽 눈은 안막으로 가려져 있고, 우측 눈은 어두워 한걸음 앞에 있는 사람의 형체만 볼 수 있었다고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글을 창제하였고, 1443년에는 완전히 실명된 이후 7년이 지나서 사망했다.
당뇨병성 신장질환(DM nephropathy)
세종께서는 말년에 많이 부었다고 한다. 몸을 붓게 한 질환은 아마도 당뇨병성 신장질환이었을 것이다. 신장은 체내의 노폐물을 걸러서 소변으로 배출하는 기능을 한다. 이 기능이 저하되면 환자는 더욱 붓게 되고 다양한 합병증이 병행해서 나타난다. 예를 들면, 당뇨로 신장기능이 떨어지면 당연히 고혈압이 발생하게 된다. 아마 세종도 고혈압이 있었고, 이와 관련된 합병증을 경험했을 것이다.
당뇨병성 신경병증(DM neuropathy)
당뇨병 기간이 길어지고, 혈당 조절이 잘 안 되는 환자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말단부위의 말초신경 손상으로 혈관이 막히면서, 신경으로의 혈액순환이 저하되는 것이 원인이다. 증상은 주로 하지부터 나타나는데, 허리디스크와 달리 환자들은 양말을 신은 것처럼 발목이하에 저림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또한 뇌신경 중에 안구근육을 움직이는 동안·활차·외전신경에 문제가 생기면 복시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 자료제공 - 최형일 박사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에서 한의학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한의학연구원 자문위원, 대한한의사협회, 기획이사와 대변인, 사단법인 허준기념사업회 사무총장과 이사, 2013 산청세계전통의학엑스포 조직위원, 대한한방가정의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최근에는 산양삼, 오미자, 도라지, 고구마, 땅콩 등 국산 농임산물을 소재로 한 천연물 연구와 제품개발, 그리고 약선·발효와 한국문화 컨텐츠들을 융합한 각종 축제행사기획과 여주시의 세종대왕 즉위 600주년 기념 세종의약 문화사업, 하늘별빛숲 건강문화 체험마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출처: 여주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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