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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에 거는 기대와 우려
국민의 판단과 정의로 선거를 치르자
기사입력: 2024/01/30 [15:58]  최종편집: ⓒ TOP시사뉴스
류동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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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에 거는 기대와 우려

  © 410총선일정

 

4·10 총선이 다가온다. 국민은 나라의 주인이라고들 하지만 실제로 주인 행세를 할 기회는 선거 때뿐이다. 선거가 끝나면 주인 행세는 끝난다. 그래서 국민의 후회는 거듭된다. 후회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출마하는 후보자들에게 국민 눈높이에 어긋나는 각종 특권과 특혜를 포기하겠다는 다짐을 받아 놓아야 한다. 약속을 모두 지킨다는 보장은 없지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는 마련해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의원총회에서 검찰의 정당한 영장 청구에 한해란 조건을 달아 불체포특권 포기를 결의했다. 정당한 영장 청구인가는 법원이 판단하는 것인데도 겉으로는 특권을 포기하는 것처럼 보이려는 꼼수를 썼고, 실제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켰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불체포특권 포기를 서약한 분들만 공천하겠다고 밝힌 것은 분명히 한발 앞서가는 행보다. 그러나 불체포특권은 비리 국회의원 보호용이다. 비리와 범죄에 연루되지 않은 국회의원에겐 아무런 의미도 없다.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사람 뽑는 것이다. 그러나 후보자 모두 그렇고 그런 사람이라면 어쩌는가? 좋은 사람 같아 보여도 국회에 들어간 뒤에 사람이 달라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서 미리 각종 특혜와 특권 포기 약속부터 받아 두자는 것이다. ‘특권폐지국민운동본부’(대표 장기표)에 따르면 국회의원의 특권은 불체포특권을 비롯해 200여 개에 달한다.

 

이번 총선으로 출범하는 제22대 국회는 국회의원 특권 포기와 폐지를 통해 정치 개혁을 이루는 민의의 전당이 돼야 한다. 특권의 갑옷을 겹겹이 두른 국회의원들이 경제와 민생 법안 처리는 뒷전인 채 저질 정쟁만 거듭한다면 정치 개혁은 물 건너간다. 이번 임시국회에서도 주택법·중대재해처벌법·의료법 개정안을 비롯해 중요한 민생 법안들이 처리되지 않았다. 국회의 고비용과 저효율이 한계를 넘어섰다는 걸 다시금 확인시켜 준 사례다. 그런 국회의원 1명에게 4년간 지원하는 국민의 혈세가 대략 35억 원으로 전체 국회의원 300명에게 나가는 돈은 무려 1조 원을 웃돈다.

 

국회의원의 특권들에 대해 여기에 일일이 거론하긴 어렵지만, 우선 국회의원에게 보좌진이 왜 9명씩이나 필요한가부터 따져 보자. 보좌진 9명의 연간 급여는 4억 원이 넘는다. 선거철이 임박하자 이들 보좌진이 업무를 팽개치고 지역구에서 선거운동에 전념한다고 한다. 말하자면 국민 세금으로 국회의원 선거운동을 하는 셈이다. 이번 총선에서 불체포특권 포기에 이어 보좌진을 서너 명으로 줄이겠다고 공약하는 후보와 정당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외국의 예를 굳이 인용할 필요도 없지만 국회의원 2명이 비서 1명을 공유하는 나라도 있다.

 

한국 경제가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로 들어서는 것을 의미하는 피크 코리아(Peak Korea)’란 단어가 외신을 타고 전해졌다. ‘한국의 성장은 끝났다는 뜻으로 경제성장률 저하와 인구 감소, 정부·기업·가계 부채 증가 등이 주요 원인으로 제시됐다. 우리의 문제는 단순히 낮은 성장률에 있지 않다. 성장할 체력, 다시 말해 성장잠재력이 추세적으로 떨어지는데도 대비를 안 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인적 자본 축적과 각종 규제 혁파, 기술 개발 등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한두 가지 정책으론 안 되고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경제를 정치적 잣대로 다루는 정치야말로 사태를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걸핏하면 성장잠재력을 제고시키기는커녕 오히려 갉아먹는 정책을 편다. 예컨대 원전을 폐기하고, 기업을 옥죄면서 세금으로 알바 일자리 늘리고, 적자 예산을 편성해 현금 뿌리고, 심지어 정책 실패를 감추려고 국가 통계까지 왜곡·조작하니 경제가 수렁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지 않는가.

 

이번 총선에서 허접한 싸움꾼이 아닌 참신한 인물, 경제 발목 잡지 않는 인물들을 뽑아 살맛나는 나라를 만들 수 있을까? 아니면 지금의 국회 모습을 재현하는 인물들이 또 등장할까? 기대와 우려가 혼재한다. 국민의 머슴들이 국가의 주인을 겁박하고 불안하게 하는 정치는 끝내야 한다. 그러려면 국민이 총선에서 나라의 주인 행세를 제대로 해서 본때를 보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류 동 길 (yoodk99@hanmail.net)

▲ ©류동길 명예           교수

 숭실대 명예교수

남해포럼 고문

()숭실대 경상대학장, 중소기업대학원장

()한국경제학회부회장, 경제학교육위원회 위원장

()지경부, 지역경제활성화포럼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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