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500년 역사의 주역으로서 한 시대를 풍미했었던 역대 제왕 27명의 평균 수명은 불과 47세 정도였다. 세상 모든 것을 가진 왕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시점의 기대수명보다 평균수명이 매우 짧았던 이유를 한의학과 보건학, 그리고 의사학적인 시각에서 분석해 보면 대표적인 원인을 다음과 같이 크게 4가지로 확인해 볼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영양의 과다섭취, 운동부족, 지나친 스트레스와 과중한 피로였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것은 최근 현대인들의 생활습관병이라 일컫고 있는 비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의 대사증후군과 척추디스크, 암, 치매, 우울증, 수면장애 등과 같은 질환들의 원인과도 일치하는 것이니 매우 놀랍다 하겠다.
후덕한 용모와 풍만한 체격으로 묘사되면서 훈민정음 창제, 측우기·해시계 제작 등 우리 문화와 과학기술에 무수한 업적을 이룩하였고, 한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위인으로 꼽히고 있는 세종대왕(世宗·1397∼1450)은 어린 시절부터 육류 없이는 식사를 못할 정도로 고기음식을 즐기고 사냥 등 운동하기는 싫어했던 것으로 역사적 사료에 서술되고 있다.
문헌에 의하면 “주상(세종대왕)의 몸이 비중하니 무예를 익히게 하여 몸을 조절하고자 한다”라고 아버지 태종도 언급할 만큼 세종은 육식을 각별히 좋아했다. 그런 이유로 세종대왕은 지금의 현대인 대다수가 앓고 있는 생활습관병인 대사증후군 같은 질환에 일생동안 심각하게 노출되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내가 젊어서부터 한쪽 다리가 치우치게 아파서 10여 년에 이르러 조금 나았는데.....” 라고 허리디스크와 유사한 통증질환을 겪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세종의 고백하는 말도 문헌에 나타난다. 특히 35세 이후에는 소갈증이 너무 심해 하루에 물을 한 동이 넘게 마실 정도였다는 내용의 기록을 보아서는 당뇨질환이 분명히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한편 세종대왕은 “한 가지 병이 겨우 나으면 또 한 가지 병이 생김으로 인해서 짐의 쇠로함이 심하다”라고 스스로 한탄했으니 아마도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망막증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안질과 함께 두통, 이질, 부종(당뇨신증), 다리수종, 풍증, 수전증, 임질, 피부병, 위장병 등의 여러 가지 질환을 달고 살았다.
오랜 병치레 때문에 전국명소를 찾아다니며 온천욕도 하는 등 질병치료를 위한 많은 노력과 관심에도 불구하고 54세라는 나이를 끝으로 인생을 마감한 세종은 공적으로는 누구나 인정할 만큼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이었다고 칭할 수 있겠으나 자기 건강관리 측면에 있어서는 좋은 점수를 받기가 힘든 제왕이었다.
(사진출처: 여주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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