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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국제 망신시킨 대변인의 성추행
기사입력: 2013/05/19 [06:07]  최종편집: ⓒ TOP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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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 중이던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성 추문 의혹에 연루돼 현지에서 전격 경질됐다. 경질 이유가 성추행 의혹 때문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윤 대변인은 통역 안내를 맡은 재미교포 20대 여성과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함께 술을 마시다가 성추행했다. 피해 여성이 미국 경찰에 신고하고 사건이 외국 언론에 보도되면서 망신살이 국제적으로 뻗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첫 해외방문을 수행한 고위 공직자로서 납득할 수 없는 처신이다.

윤 대변인은 그 직후 항공권을 구입해 혼자서 입국했다. 짐도 챙기지 않았다. 윤 전 대변인은 ‘성추행은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이미 그는 국격을 훼손시켰다. 외신들도 이번 사건을 화제로 다루었다. 청와대는 한 점 의혹도 없이 진상을 밝히고 미국 경찰의 조사에도 협조해야 할 것이다. 나라의 망신이고 국민의 수치이며 국격의 훼손이다.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한 고위 수행원이 이런 추문의 빌미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말과 생각을 국내외에 전하는 막중한 자리다. 대변인이라면 다음 날 행사를 점검하고 당일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를 챙겨야한다. 자식보다도 어린 대사관 여성 인턴만 따로 불러 밤늦게 술자리를 가진 것은 그 자체로 용납이 안 되는 행동이다.

윤 전 대변인은 임명 당시부터 극우적인 발언 경력 때문에 자질 문제가 도마에 올랐던 인물이다. 여야가 윤 전 대변인의 인사에 대한 비판이 많았으나 박 대통령은 인사를 강행해 ‘불통 인사’ 논란을 일으켰다. 언론계에 있을 때부터 막말과 망언으로 악명을 떨쳤다. 그는 입만 더러운 것이 아니라 행동도 추잡하기 짝이 없었다. 윤창중 추문에 대한 조사를 철저히 벌여 진상을 제대로 밝히고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대통령은 미국에서 한·미 정상회담과 의회 연설 등 일정을 소화해 냈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수행원들은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하고 집중해야 했다. 대통령은 24시간을 쪼개 국익외교에 혼신을 다하고 있는데 수행 중인 대변인은 음주에다 성추행에 휘말린 것은 국가적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성추행 문제는 사회적인 이슈가 된 지 오래다.

청와대는 타 기관의 모범이 될 높은 도덕성을 갖춘 국가의 상징적 기관이다. 한 명의 개인적 잘못이 박 대통령의 방미 성과 전체를 가리는 일은 없어야겠지만 그로 인해 성공적이었다는 평이 나온 방미 성과에 오점을 남긴 것은 분명하다.

박 대통령이 고른 고위 공직자 8명이 불명예스럽게 낙마했다. 정부는 국가적 망신을 자초한 일에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하고, 진상조사 후 기강 해이에 대한 지휘 책임도 지도록 해야 한다. 윤 전 대변인이 도망치듯 귀국한 과정도 규명해야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직 기강을 바로 세워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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