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6·25 전쟁 병력 파병 등 형제의 나라최근 대지진 발생 …
복구에 온 국민 참여를北, 아사자 속출 …
민간 차원의 식량 지원도
국가 이름을 터키에서 튀르키예로 바꾼 이 나라는 1999년에 대지진이 발생해 1만7,000여명이 사망하고 20만여명의 이재민이 생기는 엄청난 재난이 발생했다. 이때 한국은 민간인 중심으로 이를 돕자는 모금 운동을 벌였는데, 당시 튀르키예 방송국은 이런 운동을 다큐멘터리로 촬영, 50분간 전국에 방송해 그 나라 국민을 크게 감동시켰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고구려가 강성해 중국의 북동쪽을 지배하던 때, 몽고 지방에 돌궐(突厥: 투르크의 중국 한자 표기)제국이 등장한다. 돌궐은 6세기에 중앙아시아로 영토를 넓히면서 고구려와는 우호관계를 유지했다. 수나라와 당나라가 끊임없이 영토확장을 꾀했기 때문에 이에 위협을 느낀 돌궐과 고구려는 이를 견제하기 위해 동맹의 인연을 시작한 것이다. 현재 튀르키예의 사마르칸트 박물관 벽화에 등장하는 고구려 사신 그림으로 보아서 돌궐과 고구려와의 동맹관계가 옛날부터 좋았다고 볼 수 있다.
그 후 돌궐제국이 멸망하면서 일부가 셀주크 투르크, 오스만 투르크, 터키를 거쳐서 지금의 국호인 튀르키예로 됐다. 이 나라의 면적은 한반도의 3.5배에 이르며, 인구는 남북한보다 약 1,000만이 많은 약 8,500만명이다. 언어는 우랄 알타이어족에 속해서 우리말과 어휘와 어순이 비슷하고, 문화적으로 어른을 존경하며, 일부 주민들에게서 몽골반점이 나타나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한국과 튀르키에는 형제의 나라임이 분명하다. 현대사에서 두 나라가 돈독해진 계기는 6·25전쟁 때 병력을 약 1만5,000명이나 파병해 우리를 도와준 것에서 시작된다.
이런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에서 2월 6일 새벽에 진도 7.8의 대지진이 발생했고, 이틀이 지난 현재 여진이 455회가 넘어 사망자도 8,000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무너진 건물더미에서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올 수 있다. 이런 상황에 우리 정부는 지진피해 복구 긴급구호대 118명을 파견하고, 피해복구 지원금으로 정부에서 500만달러, 민간 아산재단에서도 40만달러 보내기로 했다. 추후 우리의 수많은 기업체와 민간단체에서 지원하겠지만, 다양한 언론매체인 신문과 방송에서도 일반 시민들이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도록 앞장서 주도하는 것이 옳다. 6·25 전쟁 때 파병국들과 함께 경제지원을 아끼지 않은 우방국들의 도움, 휴전 이후 철저히 파괴된 전쟁 복구에 애쓴 우방국들 덕분에 우리는 이제 세계 10대 경제대국의 지위에 올랐다. 대한민국의 이러한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도리로 지진복구에 온 국민이 참여해 한민족의 의리를 알리는 좋은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이런 시기에 세계 유일의 3대 세습체제인 북한 주민의 비참한 상황을 애써 외면하는 것이 옳은가를 다시 생각해보자. 북한은 고난의 행군 시기인 1995~98년 사이에 식량 배급제 중단과 홍수로 인한 흉년으로 굶어 죽은 사람이 30만여명이 넘었고, 주민들의 자급제 장터인 장마당이 생겨서 어린이 거지들인 꽃제비가 활개를 쳤다. 이에 남한 정부는 2002년~2010년 사이 해마다 남아도는 쌀을 연간 약 40만t 정도를 북한에 무상지원을 했다. 그 이후 2020년에 북한이 코로나 발생을 이유로 국경을 폐쇄해 주민들의 삶이 극도로 피폐해지자, 2021년 4월 또다시 '고난의 행군' 재개를 선언했다. UN농업기구는 북한 식량부족이 연간 86만t에 이른다고 했고, 2022년 12월 우리 국가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또다시 굶어 죽는 북한 주민이 대폭 늘어간다고 발표했다. 한민족의 평화통일을 향한 거시적이고 인도적인 차원에서 우리가 북한 동포에게도 아무런 조건 없이 적십자 등을 통해 민간 차원으로 식량을 지원하면 우리 가슴이 더욱 따뜻해지지 않을까?
박일송 문학박사·통일기반조성
한민족포럼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