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가짜 뉴스 방지에 국민이 나서야 한다
2023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1.4% 전망)은 일본, 미국보다 낮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3%)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3년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OECD 평균을 밑돌고 있다. 외국의 저명한 인구학자는 한국을 세계에서 저출산으로 소멸할 첫 번째 국가로 예측했다. 많은 전문가가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는 지속적인 경기 침체와 국가부채 급증 등의 어려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저출산 대책 마련, 규제 완화, 노동·교육·연금 개혁 등이 시급한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그러나 각종 사건·사고로 인한 사회적 갈등에 매몰돼 미래를 위한 개혁보다는 정파적 이익을 위한 정쟁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광우병. 천안함, 사드, 세월호, 이태원, 후쿠시마 오염수 등이 국회와 언론의 주요 쟁점이 되고 국민의 관심사였다. 사건·사고는 모든 나라에서 일어난다. 다만 다른 나라에서는 단기간에 수습될 사건들도 우리나라에서는 장기간 사회적 갈등과 정쟁의 대상이 된다는 게 문제다. 정치인과 시민단체들은 각종 괴담을 만들어 내는 등 이들 사건·사고를 최대한 악용한다. 제대로 된 국가에서는 이런 사건들이 발생하면 권위 있는 전문가들이 원인을 분석하고 합리적 토론을 통해 단기간에 해결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전문가를 불신하는 가운데 비전문가가 끼어들어 가짜 뉴스를 유포해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광우병 사건의 경우 미국산 쇠고기를 매일 먹는 미국인들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전문가들도 안전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뇌 송송 구멍 탁” 같은 일부 비전문가의 괴담을 믿고 수많은 국민이 광화문에서 시위하는 등 엄청난 사회적 혼란을 일으켰다. 현재는 아무도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이야기하지 않으며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다. 세월호 참사도 마찬가지다. 진상을 밝히라는 숱한 요구에 따라 8년여에 걸쳐 국정조사, 검찰 수사, 특조위 조사를 거듭 실시했으나 수백억 원의 예산을 탕진했을 뿐 특이한 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가짜 뉴스의 폐해는 엄청나게 크다. 광우병 괴담으로 이명박 정부는 정권 초기부터 국정 추진 동력을 잃었다. 왜 수많은 사람이 광화문에 모였는가? 세월호 사건으로 국회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모했는가? 그동안 가짜 뉴스를 둘러싼 정쟁에 몰두하면서 미래를 위한 논의는 소홀히 했다. 가짜 뉴스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당연히 거짓말로 사회를 혼란시키는 사람이 없어져야 한다. 위에서 예를 든 대형 사건들은 대부분 일부 인사의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악의적인 정치인, 시민단체 등의 의도적인 거짓말에서 비롯된 것이다. 광우병, 천안함, 사드 사건 등에서 각종 토론회와 항의 집회 등을 주도하여 가짜 뉴스를 유포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동일 인물들이라는 게 그 증거다.
진보든 보수든 정책 방향에 대해 의견이 다르고 이를 소신껏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거짓말로 사회적 혼란을 초래하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가짜 뉴스로 인한 사회적 혼란을 방지하려면 거짓말한 사람에 대해 법적 책임은 물론 엄격한 사회적 제제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광우병과 천안함 사건 등에서 새빨간 거짓말로 엄청난 사회적 혼란을 일으킨 사람들이 반성이나 사과는커녕 그 후에도 세월호, 후쿠시마 오염수 사건 등에 버젓이 등장하고 있다. 문제는 많은 국민이 이들을 여전히 믿고 있는 점이다. 국민이 계속 속아 주니 거짓 선동은 반복된다. 광우병을 주장하고 유포한 사람은 누구이고, 그 후에 어떤 활동을 했는가? 거짓말로 사회적 혼란을 일으킨 정치인은 낙선시키고 시민운동가는 더 이상 사회적 활동을 히자 못하도록 국민이 단죄해야 한다. 가짜 뉴스를 방지하려면 언론 등을 통해 사회적 쟁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의 이름과 논거들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누가, 무슨 논리로 어떤 주장을 피고 있고 과거 행적은 어떤지를 알려야 한다.
우리 국민은 거짓말에 너무 관대하다. 따라서 거짓말들을 쉽게 한다. 지난 6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겠다는 대(對)국민 선언을 했다. 그러나 3개월 후인 9월에는 본인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 달라고 동료 의원들에게 요구했다. 다수당의 대표가 거짓말을 해도 국민은 무덤덤한 것 같다. 이제 미래 비전 설정과 개혁에 국민적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 거짓말, 가짜 뉴스는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켜 국력을 저하시키는 심각한 범죄행위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거짓말에 대해 강력한 사회적 제제가 이뤄지도록 국민이 나서야 한다.
최 종 찬 (jcchoijy@hanmail.net)
사단법인 선진사회만들기연대 공동대표
(전)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원장
(전)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초빙교수
(전) 건설교통부 장관, 대통령 정책기획 수석비서관
(전)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장, 조달청 차장, 기획예산처 차관
저 서
최종찬의 신국가개조론, 매일경제신문사, 2008. 6
아래를 덥혀야 따뜻해집니다, 나무한그루, 20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