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고토회복
동북공정
‘동북공정’과 ‘동북공정식’ 역사인식의 문제
동북공정
기사입력: 2019/04/08 [22:02]  최종편집: ⓒ TOP시사뉴스
이성호기자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동북공정’과 ‘동북공정식’ 역사인식의 문제

▲     동북아역사재단 홈페이지 https://www.nahf.or.kr/main.do

 

2002년 2월부터 5년간 중국 사회과학원 산하 중국변강사지연구중심(2014년 중국변강연구소_中國邊疆硏究所로 개편, http://bjs.cssn.cn/)과 동북 3성이 연합하여 추진한 이른바 ‘동북공정’은, 중국이 향후 한반도에서 예상되는 정세변화가 중국 동북지역에 미칠 정치적·사회적 영향과 충격을 차단하고 동북지역을 안정화하며, 동북아 국제질서 변화에 적극 대처할 필요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중국은 국가주의 역사관, 특히 각 민족의 단결을 강조하는 ‘통일적 다민족 국가론’을 동북지역에 적용하여 중국의 역사적 정체성을 완결하려고 한다. 이에 따라 조선족이 중국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해 동요하거나 이탈하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하려고 한다. 그리고 중국은 ‘동북공정’을 통해 고조선·부여·고구려·발해의 역사가 중국사임을 이론화하여, 만주는 한민족과 역사적으로 관계없다고 부정하려고 한다.

이와 같이 ‘동북공정’은 ‘현재’의 필요를 위해 과거의 이미지를 새로 만들어 중화민족 국가의 역사적 연원을 마련하고, 국민적 통합과 영토적 통합을 완수하려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현재의 중국 영토 내에서 각 민족이 이루어낸 역사적 활동은 모두 중국사’라는 현재적 편의의 역사관, ‘현재의 중국 영토 내에서 활동했던 모든 민족은 당연히 중화민족이고 중국민족’이라는 민족관, 근대 이후 형성된 ‘영토’ 개념이나 ‘국경’ 개념을 전근대 시기까지 소급하여 불분명했던 영역을 현재의 관점에서 자의적으로 획정하는 영토관 등 모두 ‘영토’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영토 지상주의’ 역사 인식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신축된 지안(集安)박물관 ⓒ동북아역사넷신축된 지안(集安)박물관
ⓒ동북아역사넷

왜곡된 내용의 부조물과 설명문(고구려를 중국의 지방정권이었다는 왜곡 내용) ⓒ동북아역사넷왜곡된 내용의 부조물과 설명문
(고구려를 중국의 지방정권이었다는 왜곡 내용) ⓒ동북아역사넷

사실 ‘동북공정’은 2007년 초반 5년간의 사업기간이 종료되었다. 하지만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동북공정’의 결과물들이 사업기간 중에 책으로 출간되었거나 앞으로도 계속 나올 예정이다. 이 서적들에는 ‘동북공정’식 역사인식이 담겨 있다. 한번 세상에 나온 역사서는 없앨 수가 없다. 그러므로 ‘동북공정’은 현재진행형이자 미래에도 지속될 문제인 것이다. 또한 ‘동북공정’은 다른 형태로 계속 파급되고 있다. 중앙에서 주도하여 진행되던 연구가 이제는 지방정부 기관이나 대학으로 옮겨져 ‘동북공정식’ 역사인식을 담은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또한 이에 따라 동북지역에 산재한 고구려·발해 유적에 대한 설명 역시 철저하게 중국의 지방정부로서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물의 양적 팽창과 연구자 확대, 그리고 중국 국민들에 대한 지속적인 ‘동북공정식’ 역사인식 전파 등은 앞으로도 더 빠른 속도로 확산될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첫째, ‘동북공정’과 관련하여 이미 출간되었거나 앞으로 출간될 결과물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을 통해 ‘동북공정’식 주장이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둘째, 전 세계 사람들이 고조선·부여·고구려·발해의 역사가 한국사에 귀속된다는 엄연한 사실을 납득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를 심화하고, 논리를 더 개발해야 한다. 우리 학계가 연구를 선도해 나가면서 중국 측의 자의적인 역사해석에 대해 과학적이고 학문적인 차원에서 오류를 시정하는 작업을 지속해야 한다.

고구려 관련 학술워크숍 ⓒ동북아역사재단고구려 관련 학술워크숍
ⓒ동북아역사재단

고구려 관련 청소년 역사콘서트 ⓒ동북아역사재단고구려 관련 청소년 역사콘서트
ⓒ동북아역사재단

셋째, 고구려사나 고조선, 발해사 연구자 양성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표면적으로 보면 ‘동북공정’ 이후 이 분야 연구자가 늘어난 것 같지만 의외로 신진연구자의 수는 그리 늘지 않았다. 중국에서 신진연구자들의 숫자가 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신진연구자 양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

넷째, 우리의 연구 성과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한국사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는 외국인들의 경우 중국 측의 일방적인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우리의 연구성과를 널리 알려 올바른 동아시아 역사관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자라나는 세대들이 성장하여 세계인들과 교류하게 될 때, 우리의 역사를 확실히 지킬 수 있도록 역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정체성 상실은 상당히 빠른 시간 안에 진행되지만, 정체성을 다시 세우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섯째, 역사지키기에는 외교적 노력도 더해져야 한다. 역사왜곡은 학술 견해의 차이인 동시에 국가 간의 외교문제다. ‘동북공정’ 자체가 학문에 국한된 사업이 아닌 만큼 우리도 정부차원에서 지속적·체계적 대응이 이루어져야 한다. 역사분쟁은 단기전이 아닌 장기전인 만큼 긴 호흡과 인내심이 요구된다.

끝으로 우리 국민 모두 우리 역사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 한다. 우리 역사와 문화를 모르는 채 감정적 대응만 한다면 우리 역사를 지킬 수 없다.

동북아역사재단 바로가기 https://www.nahf.or.kr/main.do

 

ⓒ TOP시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