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8만쌍씩 줄어 지난해 103만쌍
자녀 없는 신혼 절반 육박 '역대 최대'
70% 무주택…90% 빚있고 평균1.6억씩
"경제·주거·양육불안 저출산 근본원인
독일 극복사례 주목…일·육아 제도개선"
[동아경제신문=이한 기자] 저출산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신혼부부 수가 전년 대비 6% 이상 줄고 초혼 신혼부부 가운데 자녀가 없는 비중은 역대 최대 규모로 늘었다.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고 소득도 늘었으나 신혼부부의 90% 가까이가 대출이 있고 약 70%는 집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저출산 문제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2022년) 신혼부부는 103만2000쌍으로 전년보다 6.3%(6만9000쌍) 줄었다. 이런 가운데 초혼 신혼부부 중 자녀가 있는 부부 비중은 53.6%로 전년보다 0.6%p 하락했고 평균 자녀 수는 0.65명으로 전년보다 0.01명 줄었다.
초혼 신혼부부의 맞벌이 비중은 57.2%로 전년보다 2.3%p 늘었다. 연간 평균소득은 6790만원으로 전년보다 6.1% 증가했다. 대출이 있는 신혼부부의 비중은 89.0%로 나타났으며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6417만원으로 전년(1억5300만원)보다 7.3% 증가했다. 주택을 소유한 초혼 신혼부부 비중은 40.5%로 전년보다 1.5%p 줄었다. 다만 주택소유 비중은 혼인 1년차 30.5%, 5년차 50.6%로 연차가 높아질수록 늘었다.
◇ 매년 5~8만명 줄어드는 신혼부부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2022 신혼부부 통계’에 따르면 2022년 11월 1일 기준 신혼부부는 103만2000쌍으로 2021년(110만1000쌍)에 비해 6.3%(6만9000쌍) 줄었다. 관련 통계가 처음 작성된 2015년 147만2000쌍에 달했던 신혼부부는 2016년 143만7000쌍, 2017년 138만쌍, 2018년 132만2000쌍, 2019년 126만쌍, 2020년 118만4000쌍 등으로 매년 5만~8만명 줄어드는 추세다.
혼인연차별로 살펴보면, 2년차에서 전년보다 10.4% 감소해 감소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혼부부 중 혼인 5년차 신혼부부(22.5%)의 비중이 가장 높고 혼인 연차가 최근일수록 비중이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신혼부부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은 29.9%(30만9000쌍)의 경기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서울 17.8%(18만 4000쌍), 인천 6.1%(6만3000쌍)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신혼부부 수는 경남(-8.9%), 울산(-8.5%), 서울(-8.2%) 등 17개 시도 모두 감소했다.
지난해 신혼부부 중 초혼부부의 비중은 79.0%, 재혼부부는 20.7%로 나타났다. 초혼 신혼부부 81만5000쌍 중 자녀가 없는 부부는 전체의 46.4%(37만8000쌍)로 전년(45.8%)보다 0.6%p 늘었다. 자녀가 있는 부부 비중은 53.6%이고, 평균 자녀 수는 0.65명으로 전년(0.66명)보다 0.01명 감소했다.
초혼 신혼부부의 유자녀 비중은 혼인 3년차에 55.8%로 무자녀 (44.2%)보다 높아졌다. 유자녀 비중은 혼인 1년차 20.2%에서 5년차 75.3%로 혼인연차가 높아질수록 비중이 커졌다. 혼인연차별 평균 자녀 수는 혼인 1년차 0.21명에서 2년차 0.42명, 3년차 0.63명, 4년차 0.83명, 5년차에 1.01명이다.
맞벌이 부부 중 자녀가 있는 부부의 비중은 49.8%로 외벌이 부부(59.4%)보다 9.6%p 낮았다. 맞벌이 부부의 평균 자녀 수는 0.59명으로 외벌이 부부(0.73명)에 비해 0.14명 적었다.
아내가 경제활동을 하는 부부의 유자녀 비중은 49.2%로 아내가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부부의 유자녀 비중(60.9%)보다 11.7%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내가 경제활동을 하는 부부의 평균 자녀 수는 0.58명으로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 부부(0.75명)보다 0.17명 적었다.
반면 주택소유 여부는 자녀 숫자에 영향을 미쳤다. 주택을 소유한 부부의 유자녀 비중은 59.6%로 무주택 부부(49.5%) 보다 10.1%p 높았다. 주택을 소유한 부부의 평균 자녀 수는 0.72명으로 무주택 부부(0.59명)에 비해 0.13명 많았다.
▲ 11일 서울 마포구 아현동 웨딩거리 한 웨딩드레스 판매점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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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혼부부 89% 대출 있어...대출잔액은 1.6억
초혼 신혼부부 중에서 맞벌이 부부 비중은 57.2%로 전년보다 2.3%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벌이 부부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38.2%였다. 혼인 1년차 맞벌이 비중이 61.7%로 가장 높고 혼인연차가 높아질수록 맞벌이 비중이 낮아졌다.
소득현황을 보면 초혼 신혼부부의 지난해 연간 평균소득은 6790만원으로 전년(6400만원)보다 6.1% 늘었다. 소득구간별로는 5000~7000만원 미만이 22.0%로 가장 많고, 7000만원~1억원 미만(21.3%), 3000~5000만원 미만(20.2%) 순으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해 7000만원 미만 구간의 비중이 줄었고 7000만원 이상 구간 비중이 늘었다.
초혼 신혼부부 중 대출잔액이 있는 부부의 비중은 89.0%로 90%에 육박했다.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초혼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6417만원으로 전년(1억5300만원)보다 7.3% 늘었다.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초혼 신혼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6417만원으로 전년(1억5300만원) 대비 1117만원 늘었다. 다만 증가율(7.3%)은 전년(15.4%)에 비해 둔화됐다. 대출잔액은 1억원~2억원 미만 구간이 29.6%로 가장 많이 차지했다.
2022년 소득구간별 대출잔액 분포는 소득 1000만원~1억원 미만인 초혼 신혼부부는 대출잔액 1억~2억원 미만 구간이 가장 많았다. 소득 1억원 이상 신혼부부는 대출잔액 3억원 이상(36.1%)이 가장 많았다.
초혼 신혼부부 중 1명이라도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신혼부부는 40.5%로 전년보다 1.5%p 하락했다. 혼인 1년차의 주택소유 비중은 30.5%이고, 5년차에는 50.6%로 연차가 높을수록 주택소유 비중이 높아졌다. 혼인 5년차에는 주택소유(50.6%) 비중이 무주택(49.4%)보다 높았다.
한편, 김영미 저출산 고형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12일 KBS 특집 1라디오 오늘 인터뷰에서 “경제불안과 주거불안, 그리고 양육에 대한 불안이 저출산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진단하며 “자녀를 양육하고 교육하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키우게 하기 위해서 다양한 지원과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문체부와 함께 진행한 저출산 관련 인식 조사 결과를 인용하면서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제도 지원’ ‘돌봄 의료 서비스에 대한 인프라 구축’ ‘청년 고용 일자리’ 그리고 ‘주거 인프라’ 등 우선순위에 대해 여러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구조적인 문제들도 해결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독일이 저출산을 극복한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위원장은 독일이 1980년대 초 출산율 1.3명을 기록했고 90년대 중반 동독 지역은 0.77이었지만 육아 정책을 개혁하고 노동시장을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 개선을 진행해 변화가 일어났다며 노동 시장에서의 정책들과 국토 균형발전 정책 등을 많이 참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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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경제